[기고] 녹내장 진료의 빠진 조각, ‘일중 안압 모니터링’과 패러다임의 변화

1. 기술 발전이 바꾼 안과 진료, 그러나 여전한 한계
의료 기술의 발전은 삶의 질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특히 아주 작은 동공을 통해 눈 안의 세밀한 구조와 세포 단위 기능까지 파악해야 하는 안과는 의료 기기 의존도가 매우 높은 분야로, 지난 30년 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전 세계 3대 실명 원인 질환인 녹내장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90년대 후반 도입된 안구광학단층촬영기(OCT)를 비롯해 Pattern ERG, EIDON Confocal Scanner 등 정밀 진단 장비의 발전은 녹내장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다양한 점안제와 SLT, MIGS 같은 치료법의 발전 역시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지점이 존재합니다. 녹내장 치료의 핵심은 여전히 ‘안압 하강 및 관리’임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안압 정보는 병원 방문 시점의 ‘단발성 측정’에 의존해 왔다는 점입니다. 이는 그동안 24시간 안압 변화나 스파이크를 추적할 만한 적절한 툴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 Icare HOME2의 등장과 임대 시스템이라는 솔루션
최근 몇 년 사이 간편하고 신뢰도 높은 자가 안압계 Icare HOME2가 도입되면서 녹내장 안압 관리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습니다.

문제는 약 4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 가격입니다. 일반 환자가 개인적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매우 큽니다. 만약 안과 병원에서 장비를 구비해 필요 기간 동안 환자에게 임대해 주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환자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의사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객관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간 이러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병원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3. 선도적 변화의 시작: 강남성모원안과의 임상 적용 사례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강남성모원안과(김용찬 원장, 녹내장 전문의)에서는 2026년 7월 기준, 이례적으로 총 70대의 Icare HOME2를 구비하여 환자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대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용찬 원장은 신기술의 임상적 유효성을 판단한 후, 지난 6월 초 7대의 기기로 임대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휴대용 안압계를 통한 중단기 안압 관찰이 진단과 치료 정확도를 크게 높인다는 점을 확인하고 단기간에 장비를 70대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향후 100대까지 확충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혜택을 제공하고, 모교인 서울성모병원 녹내장 팀과도 연계하여 정밀한 안압 데이터 기반의 치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4. 녹내장 관리의 새로운 표준을 향해
현재 녹내장 치료의 표준 패러다임이 ‘안압 하강’이라면, 휴대용 안압계를 사용해 정확한 안압 패턴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진료에 반영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수순입니다.

강남성모원안과의 사례는 발전된 의료기기의 혜택이 어떻게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앞으로 더 많은 안과 병원이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적극 동참하여, 수많은 녹내장 환우들의 실명을 예방하는 든든한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강남 성모 원안과와 김용찬 원장님의 새로운 시도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원 합니다.